아동 상담의 주요 기법과 과정 -미술치료(3)

*그림 내용에 따른 해석

 (1) 그림의 완성도
 그림의 완성도는 그림의 미적 성취도가 아니라 그릴 수 있는 만큼 다 그렸는가에 관한 것이다. 자신이 그릴 수 있는 만큼 자기 능력만큼 그렸다면 완성도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아동의 이전 그림을 놓고 비교하면 아동 그림의 완성도를 평가하기 쉬워진다.
 완성도가 낮은 그림은 아동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아동의 행동이나 그림 진행 상태로 보았을 때 아동이 중간에 그만두었을 때인데, 이것은 우울해서인지, 관제가 너무 어려웠었는지, 과제의 의미가 아동의 문제와 관련이 있어서 불편하게 느낀 것인지 등을 판단해야 한다. 또한 완성도는 개인의 개방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상담자와의 관계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질 수 있다. 아동이 미적 성취에만 집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치료 과정에서 아동을 방어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문제와의 직면을 회피하게 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성취감을 얻고 자신감을 얻거나 억압이나 욕망을 승화해 나가는 것이 원래 치료 목표인지 아니면 치료의 진행 과정에 저항하고 있는지 잘 판단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미적 성취와 치료를 함께 추구해도 될 때가 있다. 그림의 완성도가 점점 높아질 때는 아동이 자신을 개방하고 상담가의 피드백에 반응하며 몰입해 있다는 증거이고 미적 성취를 통해 감정을 승화시키고 자존감을 고양할 수 있다.
(2) 그림의 전체 짜임새
 그림의 짜임새가 혼란스럽고 무질서한가 아니면 어떤 내적인 질서 상태를 유지하는가에 따라 아동의 인지적, 동기적, 정서적 측면을 엿볼 수 있다. 인지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그림 짜임새가 매우 조악할 수 있다. 짜임새가 혼란스럽고 정돈되지 않았을 경우 성취동기가 낮고 그리는 과정에 몰입하지 못하였을 경우에 해당한다.
(3) 그림의 왜곡과 생략
 평이한 소재의 그림이라도 부분적으로 특이한 점들이 발견될 수 있는데, 그러한 부분들은 잠재적 의미나 중요성이 큰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동에게 있어 왜곡이나 생략은 그림의 발달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왜곡이 나타나거나 다른 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격한 생략은 특히 신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아동의 그림에서 자주 나타난다. 생략된 표현은 생략된 부분과 직접 또는 간접으로 갈등이나 걱정이 있다는 것이며, 그 부분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4) 추상적인 그림
 추상적인 그림을 그리는 경우는 복합적인데 한 가지 이유는 자기방어 목적에서 이다. 때로는 미술 실력에 대해 부담감을 갖는 경우도 추상화를 그린다. 모호한 선이나 도형, 대상은 종종 불안정과 불확실성을 반영한다. 하지만 추상화는 때에 따라서 아동에게 안정기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따라서 추상화를 대할 때 아동이 지닌 안전 욕구를 이해해주고 필요하다면 그림의 과정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
(5) 그림의 지나친 대칭
 정확하게 둘로 나눠지는 지나친 대칭은 과도하게 통제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좋아한다. 이들은 억압된 대상이 노출되는 것을 과도한 통제를 통해 막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에서의 대칭 현상은 강박 장애와 같은 불안 장애나 정서적으로 차갑고 메마르거나 빈약한 사람, 내적인 혼란이 심한 사람들에게서 자주 관찰된다. 통제력과 자아 강도가 약하여 외부 구조나 지시에 상당히 의존적인 면이 있다.

(6) 그림의 주제와 제목
 그림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제목이 차지하는 의미는 중요하다. 그림 제목은 자신의 그림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망할 시간을 주고 그림을 의식하게 하며 그림 과정에 대해 요약하게 해준다.

 

*색의 사용에 따른 해석
(1) 사용한 색의 수
 주어진 다양한 색에서 색을 과도하게 많이 사용하는 경우는 주로 분노의 감정이나 공격성, 활발함, 생기발랄, 주의력 결핍 등을 경험하는 아동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필압이 높고 거침없는 선을 사용하며 공간사용도가 높고 전체적 짜임은 다소 흐트러져 있기도 하다. 그림의 내용에 비해 사용한 색이 많고 그 색의 사용이 독특한 경우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특성이 있거나 혹은 주위 환경으로부터 소외감과 고립을 느낄 수 있다. 
 색을 지나치게 적게 사용하는 경우는 정서가 제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무미건조하거나 우울하고 비판적이거나 자기 비하 경향이 있고 흥미가 제한된 경우일 수 있다.

(2) 색의 선택
 내담자가 무슨 색을 쓰는가를 해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첫째, 색 선택이 의식적인가? 무의식적인가? 둘째, 자신의 그림에 대한 언급에서 색에 대해 말했는가? 혹은 사용한 색에 대해 질문했다면 무엇이라고 답했는가? 셋째, 그림에서 가장 주된 색은 무엇인가? 넷째, 예외적이거나 독특한 색을 사용했는가? 등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색의 선택이 늘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빨간색은 분노와 열정 등 강렬한 감정을 나타내고, 검은색은 우울한 감정과 관련이 있다는 식으로 색과 정서를 기계적으로 적용해서 해석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림에 나타난 색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아동마다 독특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개인적 의미뿐 아니라 문화적 의미, 사회적 영향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